티스토리 뷰

전기자전거 스토리

 

2013 08월호 자전거생활 원고

 

제목 : 전기자전거로 새롭게 태어난 카고 바이크

부제목 : 소형 트럭 대신 카고 바이크

 

머리글 : 독일, 네덜란드, 덴마크 등 자전거 이용률이 높고 자전거 길이 잘 닦여있는 선진국에는 카고 바이크(Cargo Bike)가 사랑 받는 자전거 중 하나이다. 자전거보다는 자동차의 천국으로 알려진 미국에서도 카고 바이크가 오래 전부터 이용되어왔다. 카고 바이크는 짐이나 사람을 싣고 옮기기 위한 자전거로 일반자전거보다 크고 튼튼하며 무겁게 만든다. 이 카고 바이크가 전기자전거의 전동시스템을 장착하여 다시 태어나고 있다.

 

쌀집 자전거는 한국형 카고 바이크

우리나라의 쌀집 자전거로 불리우는 검고 튼튼한 자전거도 카고 바이크의 일종인데 우리에겐 어릴 적 하나의 추억으로 자리하고 있다. 유난힌 앞바퀴와 뒷바퀴의 거리가 멀고 무거우며 안장도 높아서 아이들이 타기에는 컸지만, 한쪽 발을 다운튜브와 시트튜브 사이로 밀어 넣어서 겨우겨우 반대편 페달을 밟으며 달리던 까까머리 아이들도 있었다. 카고 바이크의 역사는 우리에게 이렇게 길고도 오래 되었는데 여전히 쌀집자전거의 형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우리의 현실과 달리 자전거 선진국에서는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삼천리자전거 26 표준

삼천리자전거의 '26 표준'이라고 하는 모델은 어린시절 동네에서 볼 수 있었던 쌀집자전거의 원형을 간직하고 있다.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이 자전거는 꾸준한 수요로 인하여 지금도 판매되고 있다.

출처. www.samchuly.co.kr

 

카고 바이크는 전기자전거가 될 운명

카고 바이크가 전동시스템을 장착함으로써 어떤 장점을 얻을까? 카고 바이크는 무거운 짐을 옮겨야 하므로 전동시스템과 이미 가장 잘 어울리는 자전거이다. 전기모터의 힘과 사람의 힘이 합쳐져서 무거운 짐을 싣고 언덕길을 오를 수가 있다. 짐을 싣는 공간이 앞쪽에 있는 롱존(Long John) 형태의 카고 바이크는 270 킬로그램 무게의 짐을 싣고 안정적인 주행을 할 수 있다. 라이더를 포함하여 몸무게 70킬로그램의 성인 5명이 이동할 수 있는 무게이니 웬만한 차량과도 비교할 수 있을 정도다. 또한 주행거리와 가장 밀접한 배터리를 짐 싣는 공간에 숨길 수 있으므로 튜닝하기에 따라 일반 전기자전거의 몇 배에 해당하는 배터리를 장착할 수 있고 배터리에 맞게 모터도 고출력으로 개조가 가능하다.

 


롱존(Long John) 형태의 카고 바이크 박피에츠 (Bakfiets)

롱존이라 불리우는 카고 바이크이다. 짐을 낮은 위치에 실을 수 있으며 라이더가 항상 짐을 보면서 라이딩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그래서 카고 바이크 중에 가장 무거운 짐을 옮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롱존 카고 바이크는 카고 바이크 중에 비교적 가격이 높다. 박피에츠는 네덜란드어로 박스 바이크(Box Bike)란 뜻이며 "Bakfiets.nl"은 네덜란드 자전거 브랜드이다. 전동시스템이 탑재되어 있다.

출처. www.bakfiets.nl

 

일상생활에서 사용되기 시작한 카고 바이크

4륜 구동 SUV 자동차는 산악주행과 같은 오프로드용으로 개발되었지만 지금은 보통사람들이 매일 도심 출퇴근용으로 사용한다. 많은 SUV 차량의 극히 일부만이 산을 오른다. 카고 바이크도 짐을 옮기는 업무용으로 개발이 되었지만, 매일매일 아이들을 등하교시키거나 출퇴근용으로, 주말 외출용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한다. 그만큼 실생활에서 카고 바이크의 쓰임새는 넓어지고 있다. 투어링과 캠핑 등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스포츠레저 영역에서도 사용되고 있다.

 

카고 바이크의 특징

카고 바이크는 일반 자전거보다 무거운 짐 때문에 많은 하중을 견뎌야 하고 안전해야 한다. 또한 카고 바이크를 사용하려는 사용자의 요구사항도 다양하여 주문제작방식으로 커스텀 제작되기도 한다. 결론적으로 카고 바이크는 가격이 비쌀 수 밖에 없는 구조를 갖고 있고 대부분 2,000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220만원이 넘는다. 여기에 전동시스템까지 갖추어 전기자전거가 되면 소형차의 가격과 맞먹는 모델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프레임은 짐이 실리는 쪽으로 여러 개의 튜브가 보강되어 있어서 자전거마다 다른 모습을 취하고 있다. 특히 짐을 실을 때에 자전거가 넘어지지 않도록 양발 스탠드가 튼튼하게 장착된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자전거를 세운 상태에서 아이들이 탑승할 때에 자전거가 넘어지지 않고 안전하게 서 있을 수가 있다. 자전거 자체도 매우 무거운 편이어서 경량화보다는 안전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메이저 자전거 브랜드도 카고 바이크에 진출

카고 바이크는 주문 제작 방식으로 다품종 소량 제작되는 경우가 많았고 가격이 높았다. 그러나 2009년에는 트렉(Trek)이 트랜스포트(Transport)라는 전동식 카고 바이크를 내놓아 대량생산을 위주로 하는 메이저 자전거 업체로는 적극적으로 카고 바이크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트랜스포트는 캐나다의 바이오넥스(Bion-X) 시스템을 장착하고 있는데 카고 바이크를 위해 특별히 튜닝 되었으며 페달 어시스트(Pedal Assist) 기능에 충실하여 스로틀 기능은 지원하지 않는다. 전동시스템 탑재 모델의 가격은 약 2,800달러로 한화로 약 320만원 정도이다.

캐나다의 하이엔드 브랜드인 코나(KONA)에서도 인기 있는 카고 바이크인 유트(Ute)의 전기자전거 모델을 판매하고 있다. 유트는 소형트럭이란 뜻으로 자전거가 트럭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네이밍으로 주장하고 있다. 트렉과 코나 이외의 다른 메이저 브랜드도 전동식 카고 바이크 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렉이 만든 카고 바이크 트랜스포트

트렉이 2009년에 출시한 트랜스포트이다. 현재까지 모델상에 큰 변화 없이 판매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350와트의 바이오넥스 전동모터를 장착하고 있다. 이렇게 뒷부분에 짐을 싣기 위해 뒤가 길어진 카고 바이크 형태를 '롱테일(Longtail)'이라고 한다.

출처. www.trekbikes.com

 

아이들이 좋아하는 카고 바이크

카고 바이크를 타고 있는 아이들의 표정은 늘 밝고 행복해 보인다. 답답한 카시트에 묶이는 것보다 바깥의 공기를 마음껏 마실 수 있는 자전거를 더 좋아하는 것이다. 독일 최대의 회원제 자동차 클럽인 ADAC는 아이들을 운송하는데 있어서 '밀라노 카고 바이크(Milano Cargo Bike)'에 안전상(Safety Award)을 주었다. 이 자전거는 네덜란드에서 수작업으로 제작하는 것으로 아이들의 등하교시에 있어서 자전거가 오히려 안전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독일과 네덜란드의 경우에 자전거길이 자동차길과 분리되어있는 점도 안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요소가 되었다.


 


독일 ADAC로 부터 어린이 운송 부문 안전상을 수상한 밀라노 카고 바이크

'밀라노 카고 바이크'라는 이름의 이 자전거는 독일 최대의 회원제 자동차 클럽인 ADAC로부터 안전상(Safety Award)을 수상하였다. 아이의 위치가 앞에 있어서 라이더가 라이딩 중에 항상 아이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자전거의 가격은 옵션에 따라 230만원에서 290만원 정도이며 1,200유로 (한화로 약 174만원)을 추가하면 전동시스템을 장착하여 전기자전거가 된다.

출처. www.rollingorangebikes.com

 


카고 바이크에 타고 환하게 웃는 아이들

네덜란드 가젤(Gazelle)의 카고 바이크 캐비(Cabby)에 타고 웃는 아이들의 모습이다. 아이들은 밀폐되어 바깥 세상과 단절되는 자동차보다는 카고 바이크를 탈 때에 바람을 맞으며 환하게 웃는다.

출처. www.gazelle.us.com

 

레스 카 모어 고 = 카고 (Less Car More Go = Cargo)

미국의 다큐멘터리 제작자인 리즈 캐닝(Liz Canning)은 자신의 쌍동이 아이들을 유차원에 데려다주는 장면으로 시작하는 영상을 제작하였는데 이 영상의 주인공은 그녀의 전동식 카고 바이크이다. "일분마다의 혁명(진화), 미국의 카고 바이크((R)Evolutions per Minute: Cargo Bikes in the US)"의 다큐멘터리 예고편에는 미국 전역의 카고바이크 라이더들의 영상이 편집되어 등장한다. 리즈 케닝은 '카고 바이크' '레스 카 모어 고(Less Car More Go)'로 해석하여 자동차보다는 자전거로 아름다운 생활과 추억을 만들자는 슬로건을 내건다. 그녀는 조만간 클라우드 펀딩을 받아 본격적인 다큐 제작에 들어갈 예정이다.

 


미국의 카고 바이크 다큐멘터리 예고편

카고 바이크 다큐멘터리는 미국 전역에서 보내오는 동영상이 편집되어 다양한 장면들을 연출한다. 이 다큐의 제작자인 리즈 캐닝은 킥스타터(KickStarter)라는 클라우드 펀딩 프로그램의 투자를 받아 카고 바이크를 주제로 장편 다큐멘터리를 제작할 예정이다.

출처. www.lizcanning.com

 

이동하는 생맥주바가 된 카고 바이크

가존의 이동식 노점은 리어카나 소형트럭을 활용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자전거를 상점으로 예쁘게 꾸미면 행인들에게 친근감을 주고 거부감도 줄이면서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미국 오레곤 포틀랜드의 호프웍스(Hopworks)는 자전거에 맥주바를 아름답게 꾸며서 인터넷상에서 화재가 된 바 있다. 이 자전거의 제작은 메트로피에츠(Metrifiets)라는 커스텀 카고 바이크를 회사가 담당했다.

 


맥주바가 된 카고바이크

한여름 밤에 도심한가운데 야외에서 생맥주 한잔을 즐길 수 있는 분위기의 맥주바는 카고 바이크가 있어서 가능하다. 사진은 미국 오레곤 포틀랜드의 호프웍스(Hopworks) 맥주바이다. 바이크바는 피자 등 간단한 술안주와 함께 지금도 운영이 되고 있다.

출처. www.hopworksbeer.com

 

미국 국가대표 높이뛰기 선수가 만든 카고 바이크

토라 해리스(Tora Harris)는 미국의 프린스턴 대학에서 엔지니어링을 전공했으며 높이뛰기 국가대표선수로 올림픽에도 출전했던 경험이 있다. 이 젊은이는 선수생활을 마치고 자전거 사업을 시작하는데 바로 '주스드 라이더즈(Juiced Riders)'라는 카고 바이크 회사를 만든 것이다. 그가 만든 자전거는 다른 카고 바이크와 다르게 앞뒤 모두 20인치 바퀴를 장착하여 일상생활에 이용하기에도 큰 불편함이 없도록 만들었다. 20인치를 통하여 짐을 싣더라도 낮은 무게 중심을 유지할 수가 있고 싣고 내리는 데에도 편리함을 주었다. 그가 만든 전동식 카고 바이크는 저렴하고 아담한 크기를 원하는 틈새 사용자를 겨냥하고 있으며 미국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어머니가 대만 사람인 관계로 중국어에도 능통하기 때문에 중국을 왕래하며 공장을 섭외하고 직접 품질을 관리함으로써 자기만의 브랜드와 모델을 갖게 되었다.

 


미국 올림픽 높이뛰기 선수출신 사업가가 만든 카고 바이크

현역시절 높이뛰기를 하고 있는 토라 해리스와 그가 디자인한 카고 바이크 '주스드 라이더즈'이다. 높이뛰기 선수가 디자인한 자전거인데 아이러니하게도 20인치의 작은 바퀴를 사용한 낮은 자세의 자전거이다. 장점은 바퀴가 작기 때문에 짐을 실어도 무게중심을 낮게 유지할 수 있는 점이다. 생산은 중국의 자전거 OEM업체를 활용하였으며 전륜에 전동모터를 달았다.

출처. www.juicedriders.com

 

카고 바이크도 단점이 있다.

카고 바이크는 일반자전거보다 크기 때문에 집에 주차 공간이 있어야 한다. 카고 바이크는 엘리베이터에 들어가지 않으므로 아파트 거주자라면 구입이 꺼려질 수도 있다. 비싼 자전거가 밖에서 비를 맞는다면 라이더로서는 마음이 편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도심 아파트 거주자보다는 교외지역의 단독주택 거주자들이 카고 바이크를 찾는 경향이 있다.

조향이나 페달링도 일반자전거처럼 수월하지 않다. 처음으로 카고 바이크를 구입했다면 짐을 싣지 않은 상태로 상당시간 주행연습을 하는 것이 좋다. 특히 롱존 형태의 카고 바이크는 앞바퀴가 라이더로부터 상당히 멀리 앞에 위치하게 되므로 조향감이 일반자전거에 비해 이질적일 수 있다.

카고바이크는 무거운 하중을 견뎌야 하는 구조이고 짐이 흔들리면 안되기 때문에 서스펜션이 장착되지 않는 모델이 대부분이다. 이것으로 인하여 승차감은 노면의 충격을 받아주지 못해서 상대적으로 좋지 못하며 오프로드를 주행하는 것 또한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고 바이크가 주는 매력은 많은 사람들을 사로 잡고 있으며 최근 월스트리트 저널에서는 카고 바이크가 새로운 형태의 웨건형 자동차라는 칼럼이 실렸을 정도이다.

 

카고바이크를 상세히 다룬 월스트리트 저널의 컬럼

지난 7 5일자 월스트리트 저널 온라인판에는 베스트셀러 '트래픽(Traffic)'으로 유명한 톰 밴더빌트(TOM VANDERBILT)의 컬럼이 실렸다. 이 컬럼에서는 미국의 카고 바이크 인기에 대한 비교적 상세한 기술들로 가득하다. 그는 뉴욕과 같은 대도시에서도 카고 바이크는 충분히 매력적인 탈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출처. online.wsj.com

 

마치며

자전거 문화가 성숙할수록 다양한 형태와 쓰임새를 갖는 자전거가 등장하기 마련이다. 아직은 먼나라 이야기 같지만 조만간 우리주변에서도 신선한 모양을 한 형형색색의 카고 바이크 등장을 기대해본다. 카고 바이크에 전동시스템까지 더해져 무거운 짐과 함께 경쾌하게 지나가는 라이더에게 시선을 빼앗기고 싶다. 삶의 공간은 다양한 사람들만큼이나 다양한 자전거로 채워져야 아름답고 재미있다.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4/07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