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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0월호 자전거생활 원고

 

제목. 전기자전거로 본 2014 유로바이크 

 

부제목. 유럽은 전기자전거 전성시대 

 

머리글

이번 유로바이크 연재에서는 전기자전거에 대한 유럽의 동향뿐만 아니라 박람회장의 분위기도 함께 담아보고자 한다. 전세계 자전거업계 종사자들이 4일 동안 한자리에 모이는 곳이니 그 동안에 일어나는 흥미로운 일들이 얼마나 많을 것인가. 높은 하늘, 사람냄새, 음식맛, 시끌벅적한 소음 등 전시장의 오감을 한정된 지면에 모두 담기에는 부족하지만 분위기만큼은 충실하게 독자분들과 나누고자 한다

 

 

유로바이크 전시장 
올해 유로바이크도 많은 인파로 인해 복잡했지만, 덩달아 분위기도 한층 흥겨웠다. 

 

 

작년 못지 않은 풍성한 잔치, 2014 유로바이크 

2013년 유로바이크에 와서 전기자전거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표명했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올해 오지 않았다. 작년에 유로바이크에서 가장 멋있고 인상적이었던 부스는 스페셜라이즈드였지만 올해는 스페셜라이즈드도 오지 않았다. 하지만 독일 총리와 스페셜라이즈드 없이도 분위기는 활기 찼다. 쇼장은 '언제 스페셜라이즈드가 유로바이크에 참여했었나' 싶을 정도였다. 스캇은 유로바이크 3번째날 저녁에 스캇 딜러들을 대상으로 쇼장에서 가까운 보덴제 호수에서 배를 통째로 빌려 선상파티를 열었다. 해가 저물 무렵의 흥겨운 선상파티는 자신들만의 결속을 다지는 의미도 있지만, 다른 브랜드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목적도 컸을 것이다

자전거 업계에도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갑을병으로 내려가는 하청구조가 있긴 하지만, 수직적인 분위기보다는 대등한 입장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경우가 많다. 부품업체라고 할지라도 완성자전거 업체보다 규모가 큰 경우가 많아 서류상으로 갑일지라도 을인 부품업체에게 사정하여 겨우 조립일정 안에 부품을 받는 일이 자주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로바이크에 모인 자전거 산업 종사자들은 대부분 검정색 티와 청바지 차림의 자유로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많은 부스에서는 아침부터 커피 대신 생맥주를 마시면서 상담을 한다. 상담이라기보다는 오래된 친구를 다시 만나 잡담이나 하는 듯하다. 사실상 디테일한 실무는 쇼가 끝난 후에 이루어진다고 보면 된다. 이번쇼에서는 오전부터 맥주에 취한 참가자들이 많았다. 심지어 500cc 생맥주잔을 들고 전시부스를 돌아다니는 사람들도 심심치 않게 마주쳤다.

또 한가지 특이했던 점은 쇼장 안에서 작은 애완견이 아니라 중형견이나 대형견의 큰 개들을 끌고 다니는 모습을 자주 보았던 것이다. 개들은 인파에 질렸는지 주인이 아는 사람을 만나 담소를 나눌 때면 피곤한 기색으로 바닥에 주저앉아 쉬곤했다. 이렇게 덩치가 큰 개들은 쇼장에서 서로 마주쳐도 짖거나 서로를 위협하지 않았다. 재미 있는 사실은 개들이 대부분 두가지 품종 이상 섞인 잡종이었다는 점이다. 가족으로 인정 받고 있는 반려견들에 있어서 품종은 중요하지 않은 것이다. 생맥주와 커다란 개들은 전시관람 내내 자전거와 함께 했다

 

 

스캇의 선상파티 
스캇은 유로바이크 3일째 되던 날 전시장 인근 보덴제 호수에서 저녁 자신들만의 선상파티를 열었다. 

 

 

전시장 바닥에 주저앉은 대형견 

전시장에는 많은 개들이 주인을 따라 돌아다니고 있었다. 주로 중형견 이상의 큰 개들인데 모두 온순해서 무섭다는 느낌을 주진 않는다. 

 

 

유로바이크 패션쇼 
하루 세번 전시장에는 패션쇼가 벌어진다. 참관으로 지친 다리를 쉬어가는 즐거운 시간이다. 

 

 

가이드북, 쇼데일리, 스마트폰 앱을 나침반으로

넓은 전시장의 수 많은 자전거 속에서 먼저 내가 집중적으로 보고자하는 주제를 정하지 않으면 자칫 길을 잃고 시간만 허비하게 된다. 그래서 미리 방문할 부스를 정해 계획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때 전시장에서 나눠주는 가이드북이나 스마트폰 앱이 큰 역할을 한다. 특히 데이터 로밍이나 선불 유심으로 스마트폰을 개통해간다면 유로바이크 앱을 통해 찾아가고자 하는 자전거 부스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유로바이크 앱은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용을 다운 받을 수 있다

유럽시장의 트렌드와 신제품의 동향에 대해 알고 싶다면 쇼데일리(Show Daily)를 추천한다. 쇼데일리는 쇼기간 동안 매일 발행되는 무료 신문인데 입구에서 누구나 가져갈 수 있다. 쇼데일리에 실린 기사를 보고 해당되는 부스만 찾아다녀도 최신의 이슈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무작정 드넓은 전시장을 돌아다니는 것 보다는 쇼데일리가 제공하는 기사를 주의 깊게 보자. 쇼데일리는 매년 타이완 자전거쇼에도 발행이 되며 요 베켄도프(Jo Beckendorff)라는 유능한 독일인 편집자가 자전거 시장과 산업을 꿰뚫는 혜안으로 쇼기간 내내 밤새워 만든다

 

 

매일 발행되는 유로바이크 쇼데일리 
전시장 입구에서 무료로 배포되는 쇼데일리는 유럽전기자전거 시장의 중요한 이슈를 다루고 있다. 쇼데일리를 받으러 유로바이크에 온다는 사람이 있을 정도이다.

 

 

유로바이크 스마트폰 앱
유로바이크를 즐기기 위해서는 앱을 다운로드 받아 가이드로 삼는 것이 좋다. 넓은 전시장에서 효과적으로 길을 찾아나갈 수 있다.

 

 

17번 무료셔틀 버스를 타고 시내에서 식사하고 오기

전시장은 점심시간만 되면 식사를 하려는 참관객들로 큰 혼잡을 빚는다. 식사를 한번 하려면 긴 줄에 서서 몇십분씩 기다리는 것은 기본이고 메뉴를 고르고자 해도 어떤 맛인지 확신이 서지 않아 두려움에 떨게 된다. 막상 주문하려면 음식을 서빙하는 아주머니와 영어가 잘 통하지 않기도 한다. 값비싼 음료와 식사, 번잡한 분위기를 피해 전시장 서쪽문으로 나와 17번 무료 셔틀버스를 타고 시내로 나오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15~20분이면 프리드리히스하펜의 시내에 도착하며 항구(Harbour Station)에서 내리면 된다. 시내 광장을 중심으로 이탈리아 음식적과 터키음식점이 즐비한데 전시장 음식보다 저렴하고 우리나라 사람 입맛에도 잘 맞으며 양도 많다. 무엇보다 시내의 한가로운 풍경과 함께 노천에서 식사를 하고 있으면 비즈니스맨보다는 잠시 여행객이 된 듯한 기분에 취한다.  

식사후에 부른 배를 꺼뜨리기 위해 조용한 보덴제 호수가를 산책하면 자연스럽게 힐링이 된다. 맑은 날에는 바다를 연상케하는 맑고 거대한 호수 건너편으로 알프스가 보이기도 한다. 산책후 내렸던 항구 정류장에서 17번 버스를 타면 중앙역을 지나 다시 전시장으로 오게 된다

 

 

프리드리히스하펜 시내 
버스로 15~20분이면 도착하는 프리드리히스하펜의 시내에는 많은 이탈리아 식당과 터키 식당이 있어서 참관객들을 식도락의 세계로 안내한다. 안내판에는 8월 30일에 일반인들도 유로바이크에 입장할 수 있다는 '오픈하우스 행사'를 알리고 있다. 원래 유로바이크는 자전거 업계종사자들만 들어갈 수 있다. 

 

 

전기자전거 시승은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

필자는 개인적으로 유로바이크의 가장 큰 장점을 다양한 전기자전거의 시승으로 꼽는다. 드넓은 박람회장에 전시된 수천가지 자전거를 모두 사진으로 찍고 눈에 담아도 시간이 흐르면 기억에 잘 남지 않지만, 전기자전거를 탔던 그 느낌만큼은 몸이 기억을 하기 때문이다. 국내에 시판되지 않는 자전거를 종류별로 시승해볼 수 있고 특히 보쉬, 시마노, 바이오넥스 등 각 회사별 전동시스템의 장단점을 현장에서 비교해볼 수 있다. 여권을 지참하고 간단한 등록절차만 거치면 몸이 허락하는 한 원하는 회사의 전기자전거 모두를 경험해볼 수 있다

큐브 등의 풀서스펜션 전기자전거와 누빈치, Di2 알피네 등 전동식 변속기와 조합을 이룬 전기자전거, 시속 45km 이사의 속도를 내는 스트로머 ST2, 3세대 바이오넥스를 장착한 휠러 등이 인상적인 승차감과 주행성능을 보여주었다. 바람을 시원하게 가르면서 프리드리히스하펜의 높은 하늘과 마주하면 긴 여행의 피로감은 말끔히 사라지고 저녁에 동료들과 기울이는 독일맥주의 맛도 깊어진다.  

 

 

스트로머의 신제품 ST2 
시속 45km의 속도를 내는 스트로머의 ST2는 각종 첨단 장치로 무장한 전기자전거로 스위스의 자랑이다. 

 

 

전기자전거를 시승 중인 참관객들
올해도 참관객들은 경쟁적으로 전기자전거를 시승했다. 한대라도 더 타보고 느껴보려는 사람들로 테스트 트랙은 북새통을 이루었다.

 

미드 드라이브 시스템의 다양한 경쟁자들 

전기모터가 크랭크에 위치하여 페달링을 도와주는 시스템을 그동안 우리는 센터 드라이브, 크랭크 드라이브, 미들 모터 드라이브, 미드 드라이브 등으로 불러왔다. 최근 유로바이크쇼와 유럽의 다양한 매체에서 그 용어가 미드 드라이브(Mid Drive)로 정리되어가고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 앞으로 전기자전거 연재에서도 미드 드라이브라는 용어를 사용하도록 하겠다.  

유럽시장에서는 미드 드라이브의 점유율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미드 드라이브 시스템을 개발하고 공급하는 회사도 늘어가고 있기 때문에 이번 쇼에서 다양한 회사들이 내놓은 미드 드라이브를 발견할 수 있었다.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보쉬와 시마노를 빼더라도 임펄스, 트랜즈엑스, 바팡, MPF 드라이브 등이 이미 자리를 잡고 있는 미드 드라이브 시스템이다. 특히 일본의 파스(PAS)로 유명한 야마하와 파나소닉이 늦은 감이 있지만, 적극적으로 유럽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나선 점이 눈에 띄었다. 보쉬보다 먼저 미드 드라이브 시장을 열었던 두 회사는 원조임을 내세우고 유럽 정서에 맞게 튜닝함으로써 자존심을 회복하고 있었다

한가지 놀랐던 사실은 알톤 부스를 방문했을 때이다. 그곳에서 삼성전기와 알톤이 함께 개발한 미드 드라이브 시스템을 발견했다. 미드 드라이브가 장착된 알톤 전기자전거도 있었는데 담당자분이 프로토타입이지만 어렵게 시승까지 허락해주셔서 제펠린 홀의 테스트 트랙을 한바퀴 돌고 나왔다. 커브, 오르막, 평지 등에서 고르게 밀어주는 주행감은 부드러웠다. 토크센싱으로 정교하게 계산된 출력이 순간순간 바뀌는 주행환경에 신속하게 잘 대응을 해주는 것 같다. 보쉬나 시마노와 비교해도 크게 뒤지지 않는 느낌이어서 내심 기뻤다. 향후 보쉬의 강력한 경쟁자로 등장해주기를 기대해본다. 해마다 알톤과 같은 한국업체의 부스를 꼭 돌아보게 되는데 히든파워부스, 전기자전거 배터리 세계시장 1위 기업인 삼성SDI 부스와 체인없는 전기자전거인 만도 풋루스 부스에도 참관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알톤 부스
알톤 부스에서 삼성전기와 개발한 전기자전거를 시승해볼 수 있었다. 보쉬나 시마노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자연스러운 주행감을 제공했다.

 

 

삼성전기의 미드 드라이브 시스템
삼성전기와 알톤이 함께 개발한 미드 드라이브 시스템으로 프로토타입 모델이다. 양산 모델은 내년에 출시된다고 한다. 

 

 

제펠린 비행선 
메인 전시장에서 조금 떨어진 제펠린 홀로 이동하는 중에 비행선을 만날 수 있다. 시간이 잘 맞으면 이륙이나 착륙 장면을 구경할 수 있으며 금전적인 여유가 허락한다면 직접 타보는 것도 좋다. 멀리 알프스까지 볼 수 있다고 한다. 

 

 

카본 전기자전거 레아오스 
이탈리아의 풀카본 전기자전거인 레아오스로 MPF 미드 드라이브를 장착하고 있다. 독특한 디스플레이가 은은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상담으로 분주한 히든파워 부스
매년 자전거쇼에서 한국회사의 부스들을 꼭 들르게 된다. 올해 찾아갔던 히든파워의 부스에는 상담 중인 바이어들로 분주했다. 

 

 

미드 드라이브 시장을 놓고 싸울 시마노와 보쉬 

보쉬에게 선수를 뺏긴 시마노가 과연 어떤 미드 드라이브 시스템으로 시장을 장악해 갈지는 전기자전거 업계 종사자들에게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필자는 전시장에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시마노의 부스를 찾았다. 말로만 듣던 시마노의 미드 드라이브 시스템을 직접 보고 경험해보기 위해서다. 시마노 시스템은 지난 8월부터 완성자전거 업체에 공급되기 시작했으며 이번 유로바이크에서는 몇몇 유럽 완성차 브랜드에 장착되어 전시되었다. 풀서스펜션 산악자전거같은 스포츠용보다는 먼저 생활형 자전거에 많이 장착되었다. 북미와 아시아 시장은 아직 출시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디자인의 완성도와 깔끔한 패키지, 지면으로부터의 공간 확보, 케이블의 처리, 소음의 억제 등은 시마노다운 완벽함이 엿보인다. 시마노는 영하 10도의 추운 지역과 영상 50도의 더운 지역에서도 성능의 큰 저하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을 내세운다. 시마노를 장착한 독일의 생활자전거 크라이들러(Kreidler)를 시승해보았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주행감은 시마노만의 차별점이었다. 게다가 전동식 Di2 알피네 내장변속기와의 조합으로 부드럽고 편안한 주행을 제공했다. 완벽한 느낌은 보쉬의 전동시스템 이상이었지만, 너무 완벽해서 매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느낌도 들었다. 경쾌한 느낌은 보쉬가 우위였으나 흠 잡을 곳 없는 주행감은 시마노에 손을 들어주고 싶다

작년에 이어 보쉬는 유로바이크 전시장 전체를 통털어서 가장 자주 보이는 전기자전거 브랜드였다. 생활형 자전거뿐만 아니라 전문 스포츠 자전거에도 적극적으로 장착하고 있었다. 특히 풀서스펜션에 장착되는 추세는 산악자전거 시장의 판도를 바꾸어놓을 기세였다. 보쉬와 풀서스펜션 자전거의 궁합은 하나의 거대한 흐름으로 자리하고 있었다. 비싼 가격과 무게 때문에 풀서스펜션을 외면하고 하드테일로 가던 소비자들도 풀서스펜션으로 고개를 돌리게 만들고 있다. 네덜란드 악셀그룹(Accell Group) 산하의 하이바이크는 로드레이서에도 보쉬를 장착해서 판매하고 있다

 

 

시마노 전기자전거 스텝스(STEPS) 
스텝스는 'Shimano Total Electric Power System'의 약자로 이번에 미드 드라이브 시스템을 이미 유럽 브랜드 완성차에 장착하여 선보였다. Di2 알피네 전동식 변속기와 어울려 흠 잡을 데 없는 주행감을 제공한다. 

 

 

시마노 미드 드라이브 시스템
보쉬가 선점한 미드 드라이브 시장에 야심차게 내놓은 시마노의 제품으로 향후 보쉬와의 경쟁이 흥미로워진다.

 

 

보쉬 미드 드라이브 시스템 
보쉬는 샘플 자전거를 풀서스펜션 산악자전거로 꾸밀 정도로 스포츠 자전거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전기자전거를 생활형 이동수단에서 스포츠의 영역으로 확장한 것은 보쉬의 공이 크다. 주행 중 부족함이 없이 밀어주는 경쾌함은 보쉬 시스템의 큰 장점이다. 

 

 

보쉬의 바이크컴퓨터 
커다란 화면의 보쉬 바이크 컴퓨터로 자전거 내비게이션과 헬스 케어 기능, 전용앱 설치, 스마트폰과의 통신 기능 등을 제공한다.

 

 

전기자전거 로드레이서 
네덜란드의 하이바이크는 로드레이서에도 보쉬전동시스템을 적용해서 출시하고 있다. 스포츠 레저용도의 자전거가 전기자전거로 진화하는 현상은 가속화될 전망이다.

 

 

결코 무시할 수 없는 허브 드라이브 방식

미드 드라이브의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지만, 전체 전기자전거 시장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허브 드라이브 방식도 따라서 성장하고 있다. 보쉬가 등장하기 전에는 최고의 강자였던 바이오넥스도 3세대 모델을 출시하면서 성능을 업그레이드했다. 출시는 작년에 했지만 이번에는 3세대 모델이 장착된 완성자전거를 꼼꼼하게 시승해볼 수 있었다. 허브 드라이브 방식 특유의 무소음과 가속시의 고급감은 일품이었다. 스트로머와 그레이스, 클레버 등 시속 45km 이상의 스피드 페델렉(Speed Pedelec) 분야는 여전히 허브 드라이브 방식을 채택하고 있으며 TDCM, 네오드라이브, 트랜즈엑스, 바팡 등도 강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스램도 이매틱(E-matic)이라는 허브 드라이브 시스템을 판매하고 있다.  

시스템 장착을 위해서 프레임을 특별히 제작해야 하는 미드 드라이브의 단점에 반해 일반 자전거 프레임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전기자전거로 탈바꿈시킬 수 있는 허브 모터 드라이브의 장점은 이 시스템을 성장시키고 있다. 특히 디자인을 자유롭게 구현하면서 전기자전거를 설계하는 사람들은 허브 드라이브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3세대 바이오넥스
넓고 얇아진 허브모터 방식의 3세대 바이오넥스로 부드럽고 파워풀한 주행감을 선사한다. 풀서스펜션 등의 스포츠 자전거를 겨냥한 제품이다. 

 

 

접이식 전기자전거 클레버 
대만의 클레버는 허브 드라이브 방식의 접이식 전기자전거를 내놓았다. 클레버는 세계 3위의 스쿠터회사인 대만 킴코의 자회사이다. 

 

 

자동차회사들이 만든 전기자전거의 등장 

전기자전거 시장의 파이가 커지면서 자동차회사의 시장진입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전기자전거 시장에 진입한 자동차 회사는 보쉬, 푸조브로제, 컨티넨탈, 프릿츠마이어그룹 등이다. 푸조는 과거 모터쇼에서 컨셉으로만 표현했던 전기자전거를 양산하기 시작했으며 그 외에도 보쉬를 장착한 전기자전거를 포함하여 다양하게 전시했다. 브로제와 컨티넨탈은 공동으로 미드 드라이브 시스템을 발전시켰는데 무엇보다 벨트로 구동되기 때문에 소음을 혁신적으로 줄였다는 점을 강조한다. 브로제는 스포츠 목적의 자전거에 적용하는 방향을, 컨티넨탈은 생활형 자전거에 적용하는 방향으로 전시에 출품했다

프릿츠마이어그룹 (Fritzmeier Group) 산하에는  M1 스포테크닉(M1 Sporttechnik)이란 자전거 회사가 있는데 이번 쇼에시속 75km의 산악용 카본 전기자전거를 만들어 출품했다. 이 괴물 전기자전거의 이름은 M1 스핏칭(M1 Spitzing)이다. 프릿츠마이어그룹은 BMW i3 전기차에 들어가는 카본 복합재 부품을 만드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이와 같이 자동차 회사의 전기자전거 시장 진입은 가속화될 전망이다

 

 

브로제를 적용한 풀서스펜션 산악자전거 
브로제가 만든 미드 드라이브는 프레임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가면서 기동성을 높였다는 점을 강조한다. 배터리는 다운튜브에 장착되어 있다. 

 

 

컨티넨탈 미드 드라이브 
자동차 부품업계의 거인 컨티넨탈이 만든 미드 드라이브 시스템으로 부드러운 승차감과 조용한 것이 특징이다. 시스템 내부에는 기어와 기어간에 벨트드라이브가 장착되어 소음을 억제한다.

 

 

푸조 전기자전거 
130년전 태생이 자전거 회사였던 푸조는 이번에 다양한 전기자전거를 전시했다. 자전거 회사였던 역사가 푸조의 자부심이다.

 

 

필립스탁의 전기자전거
세계적인 디자이너 필립스탁과 프랑스의 자전거회사 머스태쉬가 같이 만든 전기자전거다. 혹한지역을 운행할 때 배터리 성능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털로 따뜻하게 감쌌다. 

 

 

필립스탁이 디자인한 자전거 헬멧
필립스탁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S+ARCK'에 들어가는 문자 'T'를 주제로 만든 자전거헬멧이다. 세계적인 디자이너들에게 자전거 디자인 참여는 매력적인 동기를 부여한다.  

 

 

마치며 

유로바이크 오프닝 기자회견에서 보쉬 전기자전거 총괄책임자인 클라우스 플라이셔(Claus Fleischer)는 조만간 전기자전거가 전체 자전거시장의 50%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부스마다 거의 모든 완성자전거 브랜드가 전기자전거 모델 라인업을 갖춘 것을 보면서 한편으로 부러우면서도 몇가지 이유로 인해 아직 전기자전거가 활성화되고 있지 못한 우리나라 시장상황이 떠올라 안타까웠다. 같이 유로바이크를 참관한 신참 직장동료의 말로 이번 연재를 마친다. 전기자전거는 처음이라며 쭈뼛쭈뼛 몇 대의 전기자전거를 시승해 본 후 했던 말이다. "차장님, 전기자전거를 한번 타보면 일반자전거는 심심해서 못 타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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